스킨을 제작하는 즐거움과 스킨을 사용하는 즐거움의 의미

내가 GNU 라이선스 스킨을 제작하는 이유에는 결코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즐거움이 얽혀 있다. 하나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해 줄 거라는 즐거움, 또 다른 하나는 자신에 맞게 수정해 뒤따라오는 즐거움이다. 이 두 가지 즐거움이 얽혀 맞물릴 때 즐김이 생긴다.

즐거움은 고통이 없다. 오직 즐거움 그 자체이다. 나는 하얀 여백에 조금씩 채워나감을 즐긴다. 한 번에 모든 걸 채우기보다 한번 채우길 즐긴다. 그 한번은 늘 끝맺음이다. 한번 채우길 마치면 늘 공백이 생긴다. 그것이 시간의 공백이건 할 일의 공백이건 늘 어떤 형태의 공백이 생긴다. 중요한 것은 공백 후에야 비로소 또 다른 채움의 즐거움이 따라온다는 점이다.

공백은 고통이 아니다. 모든 것은 그저 하나의 과정이다. 즐거움이 즐김으로 탈바꿈되는 그 순간을 위한 과정이다. 즐김 속엔 늘 즐거움이 있다. 하지만 즐거움 속엔 즐김이 없다. 왜냐하면 즐김은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. 두 즐거움은 제각각 완벽함을 꿈꾼다.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해 달라는 즐거움은 자신에 맞게 수정하는 즐거움과 충돌한다. 그런데 완벽하다고 믿는 두 생각이 충돌하니 불완전한 상태가 지속된다.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충돌 속에서 즐김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.

흔히 온라인이라는 형태는 완제품이 아니다. 그러니까 불완전하다. 늘 공허한 공간이다.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를 상상해보라. 이 공허한 공간을 채워 즐기는 사용자가 있어야 완전해진다. 내가 만든 스킨이 완전할거라는 이상과 내가 쓴 글이 완전할거라는 이상은 즐거움이다. 늘 두 가지 이상은 온라인이라는 공간 속에서 충돌한다. 다시 말하지만, 두 가지 이상이 충돌해야 즐거움 속에서 즐김이 생긴다.

바꿔 말하면, 둘 모두 불완전하다. 서로에게 완전함을 기대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. 같은 의미로 각자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이상을 깨트리지 말자. 각자가 서로의 즐거움을 존중할 때 둘은 공존할 수 있다. 그렇지 않다면 충돌이 아닌 파괴뿐이다.

롤랑존

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티스토리 반응형 스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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